조계산 숲길 걸으며 마음 비우자

기사입력 2005.11.24 15:26 조회수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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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이었다. 마지막 단풍이 매달려 있는 조계산 천자 암 숲길을 찾았다. 그곳에는 아직도 못다 피운 정열이 늦가을의 햇빛을 받으며 빨갛게 타고 있었다. 마지막 단풍잎을 아니 잎 떨 구는 모습을 감상하고파서인지 조계산을 찾는 탐방객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었다.


송광사와 선암사 입구에서부터 장군 봉. 연산 봉. 큰 굴 목재. 작은 굴 목재 등 조계산 숲길은 탐방객들의 발길로 부산했다. 3대 사찰인 송광사와 태고종 본산인 선암사가 자리한 조계산은 문화유적을 찾아 볼 수 있는 시간과 조계산 숲길을 거닐 수 있는 좋은 여행지임에는 틀림이 없나 싶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 “사색하면서 걷는 조계산 숲길”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숲이 토하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 걸음 두 걸음 내 디딘 발걸음 속에는 지난 인생의 추억을 더듬게 하고 오는 인생의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좋다. 또 이기심만이 팽배한 도심에서 빠져나와 자연이 주는 생의 활력소와 함께 빈 마음으로 빈 걸음을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어쩌면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면 과도한 욕심을 버려야 하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릿?.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욕심을 비우는 연습으로 조계산을 찾고 작은 마음 비우면서 숲길을 걷자. 해질 녘의 조계산은 어머니 품 같았다.


서산마루에 걸린 해가 붉게 타는 낙조를 그리면서 숲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처럼 안겨지는 낙엽 쌓인 숲길은 바스락거리다 못해 빈 걸음마를 붙잡았다. 땅거미가 드리울 무렵까지 훈기가 솟는 조계산 숲길은 ‘생의 희로애락’을 낙조와 낙엽에 비유하는 듯 했다.


삶이 약해질수록 조계산 숲길을 찾아서 건강한 삶을 찾아보자. 숲이 토해주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머리를 식혀주는 계곡 물소리 들으며, 땅 기가 솟구치는 기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은 말한다. “돈을 잃으면 생의 삼분의 일을 잃고, 명예를 잃으면 생의 반을 잃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귀에 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들의 욕심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성인병과 암 등 희귀병들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조계산 숲길은 “사색하면서 걷는 숲길”로 빈 마음속에 빈 걸음을 걷게 하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빈 걸음 소리" 단풍 지는! 조계산 갈색 빛 숲길에는 빈 걸음 소리만 가득하다. 닭장 속 둥지 박차고 보따리 큰 보따리 꾸려 개나리 봇 짐 둘러메는 날 숲길 걸으며 빈 걸음마 소리에 귀 열린다.


땀 절이고 피 터지는 도심 도로가 포장마차에서 잔술 부딪고 어묵국물 마시며 무서리 맞는 밤의 이방인 가을밤 어둠을 따라간다. 넘어질 듯 뒤뚱거리는 빈 걸음마 소리! 금관 쓰고 흔적 새기는 쇠 걸음 소리! 모두가 빈 걸음으로 소리도 죽어 도심 떠난 숲길에 나붙는다. 


(2005년 11월 19일 조계산 작은 천자 암에서)


[옴서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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