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이미지 살려야 한다.

기사입력 2005.11.10 09:29 조회수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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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순천만과 그곳에서 개최되는 갈대축제를 보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자신들의 즐거움에 도취되고 축제의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특설무대인 잔디구장에서는 농협 농악 팀이 벌이는 농악시연을 비롯해 물동이 이고 달리기. 한국무용. 가요교실. 댄스 스포츠. 사물놀이. 섹스폰 연주 등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또 체험행사로 갈대 공예품 만들기. 순천만 생태 탐사. 떡방아 찧기 체험. 환경 연날리기. 새끼줄 꼬기. 등 주로 갈대에 관한 체험을 유도했다.


특히 전시행사로 순천만 생태. 갈대 공예품. 황포 돛대 배. 가축 동물원. 가족 시화. 농기구. 그림. 사진. 등이 전시 됐다. 하지만 몇몇 행사를 제외하고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지 못 했을 뿐 아니라 순천만의 이미지를 손상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간단한 예로 ‘비지스 센터’ 안에서 치러진 전시행사는 입장료를 주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관광객들로 하여금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산자수려하고 인심 좋은 순천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행위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약방에 감초처럼 따라붙는 특산품 코너는 식상할 대로 식상한 나머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었으며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노점상의 바가지 상술로 뒤범벅이 되어 순천의 이미지가 상혼에 젖고 있었다.


특히 이번에 개설된 대대포구에서 용산 전망대까지 보행육교의 입장료 징수문제가 주민 및 관광객들로부터 회자되면서 평생학습도시의 이미지와는 달리 상혼에 젖은 순천의 이미지로 각인되지 않을까 두렵다.


서울에서 순천만 여행을 왔다는 정 모(61)씨 부부는 “하늘에서 내려진 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경치 좋고 인심 좋아 평생학습 도시이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순천인줄로만 알았는데 현지에서 느껴보니 듣는 소문하고는 다르다.


순천의 볼거리와 먹 거리는 너무너무 많은데 사람들의 인심이 따라주지 않는다. 조용하고 예의바른 교육도시로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도시로만 알았는데 생각과는 다르다”며 순천의 이미지를 피력했다.


또 부산에 살고 있으며 순천 친정에 들려 행사장에 왔다는 서 모(49)씨는 “어렸을 때 멱 감고 갯것을 했던 대대포구와 갯벌들이 관광지로 변해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며 “자신의 동심을 찾기보다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상술만이 진을 치고 있어 고향의 인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했다.


어쩌면 순천은 상술과 경제논리에 묶여서 인심을 잃어버리고 고향을 잃어 가는지도 모른다. 잠시, 물소리가 들리는 대대포구 수로 위 보행다리를 걸어보자.


그곳은 상혼을 멀리한 순천의 정서가 담겨 있는 듯 하다. 갈대숲 일렁이며 갈대꽃 허옇게 뒤집어 지는 겨울의 초입에서 그리움이 머무를 수 있는 순천만의 정서가 옷깃을 스친다. 바람이 불때마다 쏴아~ 쏴아~ 바다가 들려주는 파도소리를 듣고 서걱서걱 소리 내어 우는 갈대의 노래가 들린다.

 

그렇다. 순천만이 지니고 있는 천혜의 경관과 대자연이 움직이는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아니 순천인의 후한 인심으로 베푸는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행여! 대대포구에서 갈대 밭 사이로 놓은 보행육교 입장료 시비로 또 다른 순천의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상혼에 젖지 않고 비에 젖은 순천만은 조용하고 아름답다.


아무튼 비 내리는 순천만은 감동적이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갈대와 갯벌, 그들을 촉촉하게 적시는 가을비의 포근함은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옴서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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