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로, 이하로 대 기자

기사입력 2015.11.18 07:47 조회수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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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프랑스와 대한민국이 싸움이 붙었다. 물론 SNS에서 말이다. 그것도 거대한 폭력을 마주 대하고 말이다. 양쪽 다 그 폭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 초유의 테러가 일어났다. 대학살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이번 테러는 미국의 9.11과 비견되며 프랑스판 9.11이라고까지 부른다.

파리 테러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애도하고 파리 테러를 규탄하는 사람들은 프랑스 국기를 바탕으로 한 삼색기를 달아 마음을 표시했다.

특히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이 추도를 주도하면서 페이스북 타임라인엔 프랑스 삼색기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대에 똘레랑스와 레미제라블의 나라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번 테러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고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진보적으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주렁주렁 프로필 사진의 배경에 삼색기를 깔아 규탄의 행렬에 동참했다.

속 좁은(?) 몇몇 진보의 또 다른 쪽 사람들이 제국주의 프랑스가 이번 테러의 원인 제공자라며 이러한 추도의 모습들을 못마땅해 했지만 바깥으로 표출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14일 한국에선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십만이 넘는 민중들이 모여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를 들고 현 박근혜 독재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 전농, 전빈련 등 한국을 대표하는 진보 단체들과 시민들이, 세월호 진실규명, 노동법 개악, 농민 피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 박근혜 정권 들어서 터져 나온 수많은 병폐들을 규탄하여 거리에 나섰고 역시 예상했던 대로 공연화된 도식적인 집회가 끝나자, 지도부들은 빠져나가고 민중들만 남아 거대한 국가 폭력에 맨몸으로 맞서는 장면이 연출됐다.

국가 권력은 평화적으로 시위에 돌입한 민중들을 향해 먼저 폭력으로 도발했고, 이에 반발하는 민중들을 향해 거대한 국가폭력을 휘둘렀다.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앞세운 국가폭력은 민중들을 거세게 몰아쳤고 이런 가운데 국가폭력에 노출된 70대 노인 농민 한 분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중태에 빠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장면은 생생하게 영상을 통해 전국민들에게 전달됐고 전국민들은 잔인하고 무도한 국가폭력 앞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 전선에서 거대한 국가폭력 앞에 패퇴한 민중들의 눈에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제국주의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를 애도하는 삼색기가 눈에 곱게 들어 올 리가 없었다.

내 나라에서 무도한 국가 폭력에 의해 국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저 멀리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일에 왠 오지랖이냐 라는 고까움 같은 것이 일었다. 이들은 내 나라에서 일어난, 이 국가가 저지른 테러에 분노하라며 노골적으로 삼색기 프로필에 반감을 드러냈다.

일부 인사는 프랑스 제국주의 운운하며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행위라는 비난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SNS 상에서 서로 간의 논쟁이 벌어지고 곳곳에서 감정 섞인 이전투구들이 벌어졌다.

심지어 끝내는 물대포에 쓰러진 농민을 향해 계속 물대포를 직사포로 쏘아대는 장면을 배경으로 ‘Pray for South Korea’라고 쓰여진 프로필까지 등장했다. 누가 봐도 프랑스 삼색기 프로필에 맞서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보는 날카롭다. ‘입보수’라는 말은 없어도 ‘입진보’라는 말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진보들의 입은 날카롭다. 그냥 해도 될 말들을 상대방을 베어버리려고 날카롭게 칼을 뽑아든다.

프랑스 삼색기를 바탕에 깐 사람들도, 그것이 못마땅해서 ‘Pray for South Korea’라는 프로필 사진을 달기 시작한 사람들도, 모두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칼을 휘둘러 상처를 내려한다. 이전투구다.

그러나 둘 다 틀렸고 혹은 맞았다. 삼색기를 단 사람들의 인류애와 폭력을 규탄하는 것이 왜 나쁘단 말인가? 삼색기를 단 사람들에게 너희 나라부터 신경 쓰지 오지랖 넓게 남의 나라 걱정이냐고 말하는 이들의 마음도 못 헤아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말이다. 삼색기를 단 사람들이나,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의 담벼락에 서로 방문해보자. 못마땅해 하는 글 말고 조금만 그 밑으로 내려가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서로가 하나도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서로가 동지라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예민해지지 말자. 예민해서 서로를 물어뜯지 말자.그렇게 우리들의 전투력을 소비하지 말자. 조금씩 다른 것을 인정하면 된다.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일 뿐이다.’

모두가 동지다. 다름을 인정하고 같이 가야 저 국가폭력을 앞세운 박근혜 도당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 동지에게 칼끝을 겨누는 일은 그만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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